보건교사 안은영 : 드라마와 원작소설 비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장편소설 <보건교사 안은영>

동생이 넷플릭스로 <아는형> 본다기에

"아는 형??? 아는 형님??" 강호동 나오는 JTBC 아는형님 말하는 줄 알았는데 <보건교사 안은영>이었다.

안은영이 자꾸 아는형이라고 들려서 헷갈렸는데, 원작 소설 초반에도 주인공이 자기 별명이 아는형이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ㅋㅋㅋ

원작소설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을 먼저 봤다.

시작부터 드라마의 주 배경이 되는 학교에서 "내 몸이 좋아진다. 좋아진다. 좋아진다."라며 주술같은 웃음체조를 하는 장면을 보고...

'뭐지.. 병맛드라마인가?' 하면서 보기 시작했다.

병맛느낌도 나지만 이 드라마가 특이했던 점은 화면 속 배우들이 대부분 생얼 같았다. 보통 드라마상에서 어느 정도 피부보정이 들어갈 법한데 컨셉인지도 모르겠다.

고등학생들의 리얼한 피부표현(?)과 짧은 머리카락까지 다 젖어버린 남학생들의 땀에 절어버린 모습들이 정말 리얼하긴 했다...;;

학교 설립자의 손자이자 한문 선생님인 홍인표 역의 '남주혁'은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서 13황자로 나왔을 때는 단아하고 잘생겨 보였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콧수염 자국까지 보일 정도로 내추럴한 모습으로 나온다.

그나마 보건교사 안은영만이 촌스러운 의상 컨셉에도 불구하고 배우 본판이 이뻐서 살아남은 것 같은... ^^;;

보통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젤리들. 인간들의 욕망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간에게 영향을 끼치는 해악한 것들이 젤리로 표현된다.

기가 약한 학생들은 이것에 영향받고 학교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긴다.

젤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보건교사 안은영만이 혼자서 학교의 젤리들을 처치하다가 한문교사이자, 학교 설립자의 손자이자, 엄청난 보호막을 가져서 젤리에 영향받지 않는 홍인표를 만나 둘이 함께 학교 문제를 해결해 간다.

솔직히 드라마 자체는 별로였다.

젤리 CG는 귀여웠지만 학교 에피소드들은 조금 뜬금없어보이기도 했다.

원작 소설을 읽고 나서야 아.. 이런 이야기가 들어있구나 알게되었달까?

드라마 에피 중 '옴을 먹는 소녀' 이야기가 끝나고 갑자기 학교 유일한 연예인인 래디랑 옴소녀가 레즈커플이라고 놀림받을 때는 정말 뜬금없다고 생각됐다. 왜 갑자기 레즈 커플이 나오는거지?

원작소설에서는 학교가 주 무대이다 보니 에피소드가 여러 학생들에게 나오는데 그 학생들이 졸업하고 새로운 학생들이 입학한다. 졸업-입학이 반복되며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바뀌는데, 드라마상에는 아무래도 배우가 한정되다 보니 1인 2역을 맡은 것 같다.

원작에서는 옴을 먹는 소녀는 에피가 끝난 후 졸업하고 벌레퇴치 회사에 들어갔다고 나와있다.

드라마에는 없는 '연예인 래디' 에피소드는 원작에서는 엄마가 귀신을 본다며 집으로 은영을 초대하여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은영의 능력을 쓰지 않고 해결하는게 재미있었다.

드라마 자체는 별로였지만 원작소설을 읽기전 배경을 상상하기에 좋았다.

원작 먼저 읽었다면 '은영의 주무기(비비탄 총, 레이저 검)'같은 걸 잘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고 끈적끈적한 젤리들도 상상하긴 어려웠을테니깐..

온갖 주술적인 것들을 모아놓은 보건실도 좋았다.

원작 초반 읽다보면 드라마가 표현하고자 했던게 이거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그렇지만 나는 원작 소설이 더 재미있었다.

원작과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메인 흑막이랄까?

드라마상에서는 <일광소독>과 <안전한 행복>이라는 이상한 단체들이 나온다. 이 두 단체가 학교를 서로 가지려고 한다.

완벽한 보호막이 있는 한문선생 홍인표까지.

원작소설은 저 두 단체는 안나오지만 '메켄지' 원어민 선생님을 통해 은영만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고 이런 능력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원작의 흑막은 용이었다.

전속 무당들이 있다는 대기업의 로고가 몸에 붙어있는 용.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