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 삼체 3 줄거리와 결말 요약

힘들게 읽었다.

삼체 1, 삼체 2는 어렵지만 읽다 보면 재미있어서 중간 이후로는 후루룩 읽혔는데, 삼체 3은 어려운 용어들이 많아서 집중도가 떨어졌다.

소개글에도 3권은 어려울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ㅎ

보통 난해하고 어려운 책은 그냥 읽다가 포기하는데, 이 책은 어렵기는 하지만 또 재미는 있고.. 삼체와 지구 스토리의 결말이 궁금해서 포기하지 않고 다 읽었다. (물론 어려운 내용은 조금씩 스킵.ㅠㅠ)

 

아마 다시는 못 읽을 것 같아서 줄거리를 최대한 자세하게 썼다.

결말도 다 적어놔서 요약이 생각보다 길다... (쓰다보니;;)

 

 

 

[sf소설] 삼체 2 / 류츠신 : 우주는 암흑의 숲이다.

삼체 2부 암흑의 숲 1권보다 재미있었다. 1권 마지막에 삼체 문명이 지구를 침략하러 오기 전에 과학의 발전을 막기 위해 '지자(智子)'라는 양성자를 만드는 걸로 끝이 난다. '지자'가 뭔지 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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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2권 마지막에 내용이..

삼체함대에서 보낸 물방울(소형 탐사정)이 지구 태양계 함대들을 초토화시켜놓고 끝이 난다.

인류가 삼체함대에 대항해보려고 몇 백 년 동안의 기술력으로 만든 우주기술이 단 몇 분 만에 초토화된 것이다.

수많은 태양계 지구 함대들 중 물방울 공격을 피해 태양계 양끝 방향으로 도망간 함대들이 있었다. 이제 인류는 멸망이고, 지구는 삼체함대에 공격당할 테니 소수의 인류라도 보존하고자 우주로 떠난다.

그 함대들 사이에서도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결국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고(어둠의 전쟁), 태양계 양끝으로 도망쳤던 함대들은 각 방향에서 서로 한대씩만 살아남았다. 

그것이 블루스페이스호청동시대호이다.

 

 

 

삼체 3

2권에서 면벽자 뤄지는 우주가 암흑의 숲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주에는 수많은 문명들이 있고, 이들은 다른 문명을 발견하면 무조건 그들을 공격한다. 삼체와 같은 고등문명들은 자신들의 위치가 발각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때문에 뤄지는 삼체 항성계의 좌표를 우주로 발사하겠다는 협박으로 삼체함대의 지구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

이후, 삼체세계로부터의 위협은 사라졌고 삼체세계와 지구는 문화와 기술을 교류하며 지내고 있다.

 

# 블루스페이스호와 그래비티호 이야기

지구 함대가 장렬하게 산화된 후, 14년이 지났다. 태양계 양끝에서 벌어진 어둠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블루스페이스호와 청동시대호는 끊겼던 지구의 신호를 다시 들을 수 있었고, 지구에서는 이제 삼체함대가 공격해오지 않을 거라며 두 함대에게 지구로 귀환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먼저 돌아온 청동시대호가 우주선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은 살인죄 명목으로 잡힌다. 함장은 잡혀가기 전 아직 귀환 중인 블루스페이스호에게 '지구로 귀환하지 말라'는 경고 신호를 보낸다.

그렇게 블루스페이스호는 다시 최대 출력으로 태양계에서 도망치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그래비티호와 삼체함대의 '물방울' 2대가 같이 블루스페이스호를 잡으러 간다. 

 

수십 년 만에 블루스페이스호를 따라잡은 그래비티호의 승무원들은 함 내에서 이상현상을 발견한다. 그들을 잡으려던 블루스페이스호의 승무원들이 그래비티호에서 목격되는가 하면, 함내에 검은 구체 같은 게 생겨서 기계들이 사라졌다 나타나기도 했다.

다들 수십 년째 우주비행 중에 생긴 정신병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사실 4차원의 틈새였다.

블루스페이스호에서 우연히 4차원의 틈을 발견했고, 그래비티호를 무력화시켰다. 

 

쫓고 쫓기는 사이였지만, 태양계 밖으로 도망가는 그들을 잡는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인류에게 새로운 사건이 터졌다.

 

 

# 윈텐밍 이야기

윈톈밍은 폐암 말기로 투병 중이었다.

그의 친구는 윈텐밍의 아이디어 하나로 인해 사업에 크게 성공했다며 그에게 많은 돈을 주었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그는 대학교시절 짝사랑 청신을 생각했고, 태양계에서 286광년 떨어진 항성 DX3906을 구입해 그녀에게 선물했다.

 

한편, 청신은 대학 졸업 후 PIA(삼체 함대와 삼체모성에 대한 정찰을 목표로 삼은 정보기관)에 우주 기술 보조원으로 일하게 됐고, 그곳에서 계단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계단프로젝트는 삼체 함대에 탐사정을 보내서 삼체 함대를 정탐한다는 계획이다. 삼체 함대를 조사하려면 온갖 장비들을 갖춘 엄청난 무게의 탐사정을 만들어야겠지만 기획단계에서 기각, 기각, 기각을 거듭한 끝에 결국 아주 가벼운 탐사정만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윈텐밍의 뇌를 태운 작은 탐사정은 지구에서 목성까지 일정거리의 핵탄두를 차례로 폭발시켜 그 에너지 추진력으로 삼체함대까지 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로 했지만..

중간에 뭔가 삐끗해서 각도가 틀어져버렸다.. 그렇게 탐사정은 삼체함대로 향하지 않고 우주 저 멀리...;;

 

비록 계단 프로젝트는 실패한 듯했지만,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해 이 계획을 잘 아는 청신은 동면에 들어간다.

(청신 264년 동안 동면)

(계단 프로젝트는 면벽 프로젝트와 비슷한 시기에 시행됐다.)

 

 

# 청신 그리고 인류 이야기

계단 프로젝트 직후, 동면에서 깨어난 청신.

264년 만에 청신을 깨운 이유는 청신이 소유한 DX3906 항성 때문이었다.

그저 수많은 별들 중 하나인줄로만 알았는데, 최근 그 항성에서 2개의 행성이 발견된 것이다. 질량, 궤도, 대기 등이 지구와 비슷한 지구형 행성일 수 있다는 사실에 가치가 급상승했고, UN과 태양계 함대가 그 항성의 소유권을 찾기 위해 소유자인 청신을 소생시킨 것이다.

동면에서 깨어난 청신은 행성 2개를 발견한 대학원생 AA(아이)와 친해졌고, 그녀는 이후 청신과 함께한다.

항성의 소유주이자 로맨틱한 이야기로 유명해진 청신은 2대 검잡이가 된다.

 

1대 검잡이는 뤄지이다.

 

뤄지는 54년째 깊은 지하 벙커에서 삼체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고 있었다.

삼체가 공격한다면 지구 3곳(유럽, 북미, 아시아)에 위치한 중력파 발사대에서 삼체 항성계의 좌표를 발사하여 어둠의 숲에 삼체 항성계를 노출시키는 것이다.

좌표를 발사할 시 좌표를 보낸 태양계의 위치도 노출되겠지만.. 삼체함대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선 이 방법이 최선이었다. (나만 죽을 수 없다 전략)

 

 

뤄지가 100살이 넘었기에 새로운 검잡이를 뽑은 것이다.

공격적이고 과격한 남성 후보들 사이에서 세상을 사랑하고 연약해 보이는 청신이 뽑힌 건 현재의 안온함에 취해있는 인류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지하 깊은 벙커에서 뤄지의 발사대 버튼을 이어받고 검잡이로서의 삶을 시작한 지 15분도 안 돼서 지구 근처에 숨어있던 삼체함대의 물방울들이 공격을 위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벙커의 한쪽 벽에 위치한 화면에서 몇 분, 몇 초 안에 삼체의 공격이 시작될 거라며 카운트다운이 들어갔지만.. 청신은 차마 발사대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삼체 뿐 아니라 인류도 끝나는 것이기에...

 

북미 중력파 발사대 파괴.

유럽 중력파 발사대 파괴.

아시아 중력파 발사대 파괴.

 

결국 인류의 중력파 우주 전송 시스템이 모두 파괴되었고, 60여 년간 이어졌던 삼체세계를 향한 인류의 '암흑의 숲 위협'도 무효화가 되었다.

 

지구에서 여인의 모습으로 삼체와 인류의 대리자 역할을 한 지자는 인류에게 삼체의 요구조건을 말한다. 지구 문명은 남겨두겠지만 모든 인류는 호주로 쫓겨난다.

 

 

# 삼체 문명의 최후

삼체함대가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

중력파 발사대가 모두 사라졌기에 그들이 지구로 돌진해오고 있었지만, 사실 중력파 발사대가 하나 더 있었다.

 

블루스페이스호와 그래비티호.

 

수십 년 전에 블루스페이스호를 쫓기 위해 그래비티호가 우주로 날아갔고, 그때 그래비티호와 삼체의 물방울 2대가 같이 날아갔었다. 삼체함대는 물방울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지구와 연결이 끊겼을 때 블루스페이스호와 그래비티호를 공격하라고. 

 

그렇지만 물방울들의 공격은 4차원의 발견으로 성공하지 못했다.(4차원에 들어간 블루스페이스호가 물방울을 공격불능상태로 만듦) 삼체함대도 3차원 우주에서 4차원의 틈을 발견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곳에서 지구의 상황을 전해 듣고 중력파를 우주에 발사해 암흑의 숲인 우주에 삼체 항성의 좌표를 남겼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삼체함대는 태양계에서 도망갔다. 좌표가 찍힌 이상 삼체 항성은 우주의 또 다른 문명에게 공격당할 것이고, 좌표가 시작된 태양계도 무사하진 못할 것을 알기에 식민지 삼기를 포기한 것이다.

 

호주에 있던 사람들은 다시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갔고, 중력파 우주 신호를 발사한 지 3년 10개월 만에 우주 저 멀리 번쩍이는 빛을 목격한다. 

삼체 세계가 공격당한 것이다.

 

이제 삼체 항성계에 남은 문명은 사라지고 지구로 출발했던 삼체함대만이 고향별로 돌아가지 못하고 우주를 떠돌게 되었다.

 

 

# 윈톈밍의 동화

삼체 항성계가 암흑의 숲 공격으로 파괴된 후, 여인의 모습을 한 지자는 청신을 만났다.

지자는 청신에게 윈톈밍이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삐끗한 좌표로 길잃은 우주의 어린양이 되어버렸는 줄 알았던 윈톈밍이 삼체함대에게 구해졌던 것이다. 

삼체 함대에 있는 윈톈밍에서 작은 정보라도 얻기 위해 인류와 UN기구에서는 청신과 윈톈밍의 만남(영상으로)에 온신경을 집중했지만 지자와 삼체함대는 중요정보를 말하면 바로 그들을 날려버리겠다고 했고, 윈톈밍은 동화로 위장해 인류에게 어둠의 숲 공격을 피할 수 있는 힌트를 숨겨놓는다.

 

 

윈톈밍의 동화를 해석한 결과, 인류는 3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벙커 프로젝트

: 뤄지가 테스트했던 항성과 삼체 항성이 다른 문명에 의해 파괴되는 걸 목격한 인류는 암흑의 숲 공격으로 인한 태양 폭발을 피하기 위해 4대 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벙커로 삼기로 했다. (방어막 느낌)

태양을 등진 방향에 인류 전체가 이주할 수 있도록 우주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블랙존 프로젝트

: 지자와의 대화를 통해 인류가 생존할 방법 중 하나가, 암흑의 숲에 포진되어 있는 문명에게 태양계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리면 공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았다.

전 우주에 태양계가 안전하다는 '우주 안전보장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다.

그 방법이 태양계를 저광속 블랙홀로 만드는 것이었다. 태양계 자체가 블랙홀이 되어 빠져나오지 못하게 다른 문명들도 침입하지 못한다(탈출불가능하기에) 대신 느려진 광속으로 인해 블랙존 내에서는 과학기술이 퇴보하게 될 것이다.

 

광속 우주선

: 삼체함대가 기존의 기간보다 빨리 도착한 이유가 광속 우주선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태양계에서 멀리 도망치기 위해 연구하기 시작했지만, 우주선이 광속으로 출발할 때 우주선 꼬리에 항적이 남게 된다. 삼체함대에 남겨진 항적으로 알게 된 것이다. 

이 항적을 통해 먼 우주의 관찰자들이 태양계를 위험한 적으로 인식해 암흑의 숲 공격을 가할 수도 있기에 광속 우주선 연구는 중지되었다. 

삼체 항성이 그렇게 빨리 파괴된 건 항적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 항적이 남아있다?

= 광속 우주선이 있겠네?

= 기술 수준이 높겠네?

= 언제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

= 먼저 공격하자.

 

 

윈톈밍의 동화를 모두 해석한 청신은 웨이드(과거 PIA 상사였고, 검잡이 후보)의 요구로 그에게 청신이 가지고 있던 우주 개발 회사의 모든 권한을 넘겨주고 AA와 함께 동면한다. 

위기의 세기. 이제 약하고 우유부단한 자신보다는 추진력 있고 결단력 있는 웨이드가 더 이 세기에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청신은 웨이드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대신, 웨이드가 인류에게 해를 가해야 하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자신을 깨워달라고 하고 동면에 들어간다.

 

 

청신은 동면 후, 62년 만에 깨어난다.

 

청신이 깨어난 시대는 이미 벙커 프로젝트가 시행되어 인류 대부분이 4개의 행성 뒤에 우주도시를 만들어 살고 있었다. 

토머스 웨이드가 청신의 회사 '헤일로 그룹'을 인수한 뒤 벙커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회사 수익 중 많은 부분이 광속 우주선 사업에 투자되었다. 

웨이드는 광속 우주선을 만들고 싶어 했다.

광속 우주선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연방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이기에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 웨이드가 청신을 깨운 것이다.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청신은 당연히 반대했고, 웨이드는 그렇게 범법행위로 사형당하고 광속 우주선 개발은 중지됐다.

 

동면에서 잠깐 깨어난 청신은 이후 바로 동면에 들어가고, 암흑의 숲 공격을 받게 된다면 깨워달라고 한다.

(청신 나이 아직 33살)

 

56년 후, 청신이 동면에서 깨어났다.

 

헤일로 그룹에서 일했던 차오빈이 청신에게 그동안 일어난 일과 지금의 상황을 말해주었다.

 

 

# 암흑의 숲 공격

우주도시에 살고 있던 인류는 우주에서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물체를 감지하고 드디어 암흑의 숲 공격이 시작됐구나. 하며 긴장했지만.. 정작 날아온 건 손바닥만 한 종이쪽지였다.

종이쪽지라고 표현하지만 실제 종이는 아니다. 만지려 해도 만질 수 없고, 모든 물체를 통과시켜 버린다. 

이것을 연구하기 위해 온 과학자 중 한 사람은 예전에 물방울이 태양계에 처음 도착했을 때 물방울과 처음 접촉했던 연구원의 제자였다.(아마도?)

과거 스승과 나눈 대화를 통해 위협이 없어 보여도 위험한 물건이라는 것을 깨닫고 모두에서 위험을 알린다.

 

그 순간 작은 종이조각이 퍼져나가며 주변을 2차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삼체 항성계를 공격했던 방법이 작은 입자들을 미사일처럼 쏴서 팽창시켜 항성계를 폭파시키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공격은 차원 공격이었다. 3차원의 태양계를 2차원으로 떨어지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피하기 위해 최고 속도로 태양계를 벗어나야 하는데, 그 속도는 '광속'이었다.

그동안 암흑의 숲 공격을 피해보려고 한 인류의 모든 시도와 계획이 물거품 됐고, 태양계는 계속 2차원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동면에서 깨어난 청신은 자신이 검잡이 역할을 못해 삼체함대에 공격당할뻔한 실수를 하고, 이번엔 웨이드의 광속 우주선 개발도 막아버려 태양계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쯤 되면 민폐캐릭터라고 할법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청신을 상징물로 여긴듯하다. 

 

청신과 AA에게 마지막 임무를 내린다. 과거 청신의 회사였던 헤일로 그룹에서 만든 헤일로호를 타고 명왕성으로 가라고 한다.

그곳에 인류 박물관이 있는데, 2차원이 된 태양계가 먼 훗날 3차원으로 될 수도 있으니 인류 문명을 보호하기 위해 겹쳐진 박물관 유물들을 우주 곳곳에 던져 넣으라는 지시였다. 

샌드위치처럼 겹쳐지면 나중에 3차원이 되었을 때 문제가 있을까 봐. 그리고 그곳에 200살이 된 면벽자이자, 전 검잡이였던 뤄지를 만나보라고 했다.

청신과 AA는 명왕성으로 가서 뤄지를 만났고, 지구의 문명을 상징하는 일부 유물들을 챙겨 도망친다.

어차피 몇 시간 후면 도망치는 속도를 2차원이 따라잡겠지만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명왕성을 떠나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려고 할 때, 명왕성에 남아있던 뤄지에게서 통신이 왔다.

사실 너희들이 탄 헤일로호는 몰래 개발했던 광속 우주선이라고, 그것을 타고 광속으로 도망치면 살 수 있다고 한다. 어디든 갈 수 있다고. 

 

 

# 우주의 비밀

청신은 과거 윈톈밍이 그녀에게 선물해 준 항성을 도착지로 삼았다.

광속 우주선으로 286광년 떨어진 항성에 도착한 그들은 그곳에서 그래비티 호에 탑승했던 연구원 '관이판'을 만난다. 

블루스페이스호와 그래비티 호는 태양계를 떠난 이후, 새로운 정착지를 찾았고 관이판은 주기적으로 이 항성계를 조사하러 온다고 했다. 인류가 과학이 발전하는 동안 두 함대 인류도 광속 우주선을 만들 수 있게 됐고, 우주를 더 많이 돌아다니고 조사했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청신은 관이판과 대화하며 태양계의 2차원화가 멈추지 않고 영원히 계속될 거라는 걸 알았다. 2차원화가 넓게 퍼진다면 멀리 있는 다른 문명들도 피해를 볼 텐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우주는 4차원이 아니라 10차원이었고, 전원 시대가 지나고 전쟁 시대가 되면서 한 차원, 한 차원 거시에서 미시로 줄어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는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우주가 점점 죽어가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저 차원으로 떨어진 우주를 다시 고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건 불가능 하지만, 시곗바늘의 12시처럼 우주를 0차원으로 낮추고 계속 낮추면 우주가 재설정되면서 다시 10차원으로 복원된다는 논리를 가지고, 리세터(resetter)들이 나타나 여기저기 차원을 낮추거나 저광속 블랙존으로 만들어버린다고 말했다.

 

모든 이야기를 듣고, 우주선을 타고 관이판이 사는 세계로 출발하려고 할때, 방금전 그들이 있던 DX3906항성에서 새로운 신호가 잡혔고, AA를 놔둔채 청신과 관이판이 조사하러 간다. 그곳엔 리세터들이 다녀간 흔적이 있었다. 항성을 저광속 블랙홀로 만들어버리는 죽음의 선이 남아있었다.

항성계 전체로 확산되기 전에 탈출하려던 관이판과 청신은 결국 탈출하지 못하고 저광속 블랙존 안에 갇혀버렸다.

블랙존에 갇히기 전 AA와의 통신을 통해 윈톈밍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들었던 참이었다.

 

블랙홀에 갇히게 되면 블랙홀 근처부터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블랙홀 너머에 있는 사람들은 블랙홀 입구에 있는 사람이 멈춰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블랙홀 바깥과 시간차이가 엄청나게 나는 것이다.

 

블랙존 안에 갇혀버린 관이판은 우주에서 반짝거리며 불빛을 내는 별을 보고 절망한다. 그것은 별이 아니라 관이판이 타고 온 우주선이었고, 블랙홀 밖 우주선이 항성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이 블랙홀 안의 관이판에게는 너무나 빨리 느껴져서 그저 깜박거리는 빛으로 느껴진 것이다.

 

하루도.. 몇 시간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계산해 본 결과 바깥세계는 1890의 세월이 흘러 있었다.

이후 청신은 항성의 돌에 남겨진 AA와 윈톈밍의 기록을 찾는다. 

AA는 행복하게 살았다고 말하며, 윈톈밍이 둘을 위해 선물을 남겨놓았다. 석판에 써진 기록을 읽고 나서 그 위해 투명한 문이 생겨났고, 그 문 안으로 들어가자 소우주가 펼쳐졌다. 둘이 살기에 좋은 푸른 들판과 오두막 집, 그리고 몇 년 치 식량과 농사로봇들.

그리고 안내를 위한 지자(과거 지구에 있던 여성형 지자)까지.

윈텐밍은 소우주에 숨어서 대우주의 종말의 날을 피하길 바랐다. 새로운 빅뱅이 나타난 후 새로운 대우주로 들어가기 전까지 소우주에서 안락하게 지내길 바라며 만든 것이다.

 

# 질량의 유실

우주의 총질량이 정확히 우주의 빅크런치를 일으킬 수 있는 질량이지만, 총 질량이 조금만 줄어들어도 폐쇄 상태의 우주가 열리면서 무한히 팽창한다. 

무한히 팽창하게 되면 우주는 죽어갈 것이다.

삼체 세계가 만든 소우주만 해도 수백 개나 되기에 다른 문명까지 합하면 엄청나게 많은 질량이 소우주로 인해 유실되고 있는 것이다. 

 

소우주에 있는 여러 문명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회귀 운동 성명서>였다. 당신들이 소우주로 가져간 질량을 돌려주어야 다시 빅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청신과 관이판은 소우주에서의 안락한 삶을 버리고 대우주의 암흑 속으로 돌아간다.

그들이 대우주에 돌려준 질량은 극히 일부분일 테고, 다른 소우주들이 다시 빅뱅을 터트릴 만큼 질량을 돌려주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그들은 황폐한 대우주로 돌아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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