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2018.02.20 01:46

 

빽넘버/임선경

 

대학생 원영은 부모님과 함께 먼 친척의 상갓집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늦은 시간이라 잠시 휴게소에 들러 휴식을 취했고, 다시 차에 타려는 어머니의 등을 뚫어져라 보던 휴게소의 남자를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차는 고속도로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날 대형 트럭의 졸음운전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원영 혼자 살아남았다.

허벅지뼈가 바스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기에 1년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이후로 재활을 위해 5년간 재활병원에서 지냈다.
그렇게 재활을 끝내고 사회로 나왔지만 대학 졸업장도 없이 마땅히 취업할 곳도 없었다.
부모님 유산과 보험금으로 넉넉한 생활은 하고 있었기에 돈을 벌기 위해 급급한 마음보다는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친구가 추천해준 '헬퍼'일을 하게 된다. 유명 맛집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등 누군가의 사소한 심부름을 대신해주는 헬퍼.

헬퍼 일을 하면서 주인공이 과거 사건에 대해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사고로 눈을 뜬 후, 사람들의 등에 보이는 초록빛 숫자들. 그리고 붉은빛의 한자리 숫자.
그 숫자들이 그 사람의 '죽음 디데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렇지만 자신의 등에 적힌 숫자는 볼 수가 없고, 사람들의 죽음이 많은 병원, 재활병원을 보내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독백 형식으로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헬퍼 일을 하면서 집 근처 식당에서 매일 아침을 먹던 원영은 어느 날 식당 아주머니에게 아들이 다니는 태권도 학원에 김밥을 갖다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태권도 학원에 도착한 원영은 학원차에서 내려 태권도 학원이 있는 건물 5층을 올라가는 아이들의 등에 붉은 숫자 1이 점멸하는 걸 보게된다.

단골 식당의 아이는 분명 남은 수명이 5자리 숫자로 넉넉했었는데...
등에 1의 숫자를 달고 있는 아이들을 따라 올라온 태권도장에서 식당집 아들의 등 넘버도 1로 바뀌어있었다.

이 5층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구나를 느낀 원영은 사고가 날 만한 주변 물건들을 치우고 화재경보기를 울려서 건물 밖으로 대피시키려 한다.
그때 누군가 그의 손을 막는다.
운명을 바꾸려 하지 말라고.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고.
만약 저 아이들이 안 죽는다면 다른 사람이 대신 죽게 될 것이라고 충고한다.
사신이라 불린 이들은 죽은 사람을 안내하는 일을 하는데, 만약 죽어야 할 운명의 사람이 죽지 못한다면 '대체자'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식당집 아들도 원래 수명과는 다르게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할뻔한 것도 누군가 죽어야 할 사람이 죽지 않았기에 대체자가 된 것이었다.

원영은 사람들의 수명을 볼 수 있고, 죽음을 알고 있다면 막을 수도 있다.

'볼 수 있는 자' 원영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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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담담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Posted by 곰돌희 곰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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